월가시위가 들불처럼 타오르게 된 결정적 계기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월스트리트시위는 캐나다의 애드버스터스라는 비영리 잡지가 지난 9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처음으로 시위를 제안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특정한 리더나 조직 없이 '플래시 몹' 처럼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첫 시위에는 20대의 젊은이 수백명이 참여하는 정도였습니다.
이후 이 시위가 SNS를 통해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집단행동으로 확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들 역시 확실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분노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분명했습니다. 이들이 말하고 있는 탐욕스러운 1%는 바로 월스트리트에 본사를 둔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초국적 거대 금융복합체들입니다.
이미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통해 초대한 금융자본의 모럴해저드는 만천한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 탐욕스러운 1%는 자신들끼리 쓰레기라고 불렀던 고위험 파생상품을 안전한 것처럼 속여 서민들에게 판매했고 부도위기에 몰린 이후에도 전용기를 타고 수천억 원의 연봉을 챙겼습니다.
밑 빠진 독 같은 이들에게 뭉칫돈을 퍼주느라 국가의 재정위기는 한층 악화됐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도리어 긴축 재정으로 복지를 축소하고 부자 감세를 시행하라고 정치권을 압박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대공황 이후 지켜왔던 철칙을 깨뜨리면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의 장벽을 허물었고 레버리지 규제를 푸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철폐했습니다.
이를 틈타 미국의 금융자본은 무차별로 돈을 빌렸고 리스크가 큰 상품을 만들어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금융위기 전 미국 기업의 전체 수익 중 40% 이상이 금융 부문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기업은 더 이상 생산과 고용을 창출하지 못했고 주가 올리기의 도구이자 금융투자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은 기술 개발을 통해 장기적인 발전을 꾀하기보다는 주가 올리기에 혈안이 돼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과 같은 단기처방에만 몰두했습니다. 자연히 고용은 불안정해졌고 실업자는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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